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이,
아니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담스럽고 힘든 때가 있었다.
도망칠 수만 있으면 도망치거나 취소하고픈 마음이 굴뚝같았던 시절이었으리라.
물론, 그것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으나 심연 깊은 곳에서의 아우성은 그러한
불안을 반영한 탓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야만 하던 길가에 늘 이정표처럼 서있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아버지라는 이름의 사람.
그 아버지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그러했을 것이다.
뱃속에 진주를 품고 끙끙앓는 조개처럼.
법학을 전공했으며 시와 글쓰기로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외형적으로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케이블방송 최다 출연을 기록하기도 했고 주식서적을 집필하면서 승승장구 하는 듯 했다. 사설펀드계열의 이사로 참여하면서 소액주주를 지원하는 단체의 리서치센터장으로 근무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런 것들에 전념 하지 못하는 자신을 지켜보다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생활인으로써 생업에 종사한다지만, 지난 수 십 년간 전념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나를 찾는 성찰과 명상임을.
그러나 현실과 동떨어진 구도의 과정은 명상과 삶 모두를 위태롭게 한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진리는 삶에서 떨어질 수 없으며 모든 진실은 매일 부딪치는 일상의 삶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이었다.
지금은 생계를 위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좀더 심층적이고 과학적인 공부를 위해 심리상담치료학을 전공하고 있다.